갤러리 그라프는 2024년 1월 17일부터 2월 14일까지 신보라 개인전 《Waves Within: Blooming in Colors》을 개최한다. 자연은 다양한 이미지를 보인다. 비를 맞이하는 바다의 파동,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 그 가지들에 의지한 채 흔들리는 빛,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신보라의 작품을 이루는 패턴과 색감은 자연 속 짧은 순간에 작가가 처음 지각한 감정이 드러난다.
작가가 다루고 있는 특유의 색감과 질감은 두터운 물감의 중첩과 그를 다시 긁어내는 특유의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긁는 순간의 압력과 각도에 따라 숨겨졌던 색이 제각기 다른 형상으로 나타나며, 작품에 정형화 되지 않는 자연 요소가 추상적인 형태로 구현된다. 이는 자연 요소가 구현하는 순간적인 풍경을 빠른 필치로 담았던 인상주의(Impressionism)의 현현처럼 느껴지는데, 작가는 자연에게 받은 고유한 인상을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해 하나의 풍경으로 재해석하기때문이다.
물방울 같기도 하고, 잎사귀 같기도 한 모양새는 두꺼운 물감 위에 자국을 남기고, 자국들은 모두 색채 안에서 피어나 리듬을 구성한다. 작가가 연주하는 리듬은 우리가 남기곤 하는 발자국을 연상시킨다. 그 발자국은 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새로운 길을 더듬어 개척하기도 하며 감상자에게 닿는다. 작가와 감상자가 만나는 그 지점에서 서로의 비가시적 내면을 바라보게 된다. 그 순간 작가의 창조하는 경험과 감상자의 해석은 서로 맞물리게 되어 작가는 해석의 과정을, 감상자는 창작의 과정을 느끼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삶을 빛과 색으로 칠해 나간다.
작가는 오랜 기간 다듬어진, 한 문화권이 가지는 생활의 양상을 ‘Nature(자연)’이라고 이름 짓는다. 문화권마다 각기 다른 리듬, 자연을 경험하게 된다. 자연은 멈추지 않고 변화한다. 자연은 광선에 따라 다르게 보이며 쌓이면서 생기는 물감에 캔버스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감각을 통해 자연의 모습을 포착하는 작가만의 주관적인 반응은 세련된 신비로움으로 표현이 된다.
신보라 작가는 샌프란시스코 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중앙대학교 서양화과 석사, 홍익대학교 회화과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그는 가나 아뜰리에 입주작가 및 중앙대학교 서양화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자연(nature)과의 조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형상은 그의 시각으로 새로이 구현되며 고유한 세계를 형성한다. 소소한 일상 사이에 빛나는 색채를 선사하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깃털처럼 부드럽게 날아가는 리듬을 느끼며, 작품에 마음을 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