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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stume of Painter

배준성 BAE Joon sung 2023-10-25 ~ 2023-11-19


갤러리 그라프에서는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19일까지 배준성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영국 프리즈,프랑스 피악, 스위스 아트 바젤 등 세계 3대 아트페어에서 주목받는 작가이자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 브래드 피트 등 수많은 슈퍼 컬렉터에게 사랑받는 배준성 작가의 신작을 포함한 작품 33점이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배준성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 《on the stage》를 선보인다. 

‘그리기’라는 행위에서 파생되는 부분적인 조건은 결과-행위를 유발해 연쇄적인 고리를 만들며 이어진다. 이러한 행위-조건-행위의 연속은 연속적일지언정 서로 밀접한 연결점을 갖진 않는다. 모호한 인과관계는 암전된 무대(stage)의 하이라이트 조명을 통해 은유 된다. 무작위로 쏘여진 조명은 특정한 형태를 만들며 지점을 연결하고, 산발적인 형상은 보는 이에게 각기 다른 의미를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행위로써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낸다.


배준성 작가는 일찍이 렌티큘러를 통해 실사와 그리기, 유동성과 정체됨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세계라는 이중성을 활용해 다중적 의미를 밝히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렌티큘러는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서 여러 이미지를 교차로 볼 수 있는 특수한 재료로, 같은 화면에서 온전히 다른 이미지로의 변화를 목도할 수 있다. 시선에 따라 이미지는 변하지만, 사라진 이미지는 잠재적으로 레이어 속에 존재하며 다시 관점의 변화에 따라 튀어나오곤 한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관람객은 변화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며 풍부한 감상과 경험을 하게 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이미지는 결국 사물이 우리가 보는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현상 혹은 조건이 갖춰질 때, 현실화가 되는 것을 우리가 인지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렌티큘러 필름을 이용한 기존 작품부터 신작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배준성 작가의 작품 속 잠재성, 생명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은 현실의 ‘존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변환을 유도해내므로 다양한 방식의 상징적 변형을 통해 ‘디아그람적 변형’ 즉, 갇히지 않고 다양한 삶을 찾아가는 창조적 과정을 통해 현실성으로서의 배치를 바꾸어 나가는 잠재성을 가능하게끔 한다. 쾌적한 방식으로 사물을 소외시키는 예술, 사물을 닿지 않을 곳에 두면서도 동시에 친숙하고 매력 있게 만드는 예술은 모순을 통해 유한한 것들에 무한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정신, 감정, 행위의 상상력을 제약하는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에서 그 힘을 얻는다. 모든 미학의 기본 개념을 작품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