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그라프는 2023년 5월 24일부터 6월 18일까지 이사라 작가의 《popping up》를 개최한다.
이사라 작가는 현실에 대한 긍정에서부터 기인한 밝은 색채와 경쾌한 형상으로 판타지를 표현한다.
그의 회화의 주요 제재는 어릴적 함께 지낸 인형으로 행복한 기억의 꿈이자 잠시 쉬어가는 감정의 매개체이다.
2000년대 초반의 작업에서는 극사실주의적으로 인형을 묘사한 바 있고, 그 치밀하고 집요한 작업의 속성으로 인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이 때 보는 이는 인형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사진에 담은 듯 정교하게 묘사된 작품을 보고 익숙하지만 낯설기도 한 감각, 어딘지 처연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작가는 호평을 받았던 객관적 묘사를 뒤로하고, 스스로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인형의 형상을 재해석한 뒤 캔버스의 평면성과 조응하는 이차원으로 재구성하는 도전을 감행한다.
인형은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매개물, 심리적 감각을 촉발시키는 기능을 벗어나 능동적인 존재로 진화한다. 인형은 세계를 눈에 담고 밝은 세계에 반응하고 있는 존재가 된다.
밝은 세계 안에서 표정을 띠는 실천이 가능한 작가는 팝아트라는 목적지에 도달한 듯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이사라 작가의 2010년대의 작품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압축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보여주는 밝고 명랑한 그림, 작고 소중한 인형 조형은 더 없이 톡톡 튀는 감성으로 초여름의 계절감과 어우러진다.
《popping up》 전시를 통해 작품의 표면에 떠오르는 발랄함과 수없이 반복되어 패턴을 이루는 선들의 조합의 이미지가 각자의 공간에 빛나는 울림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