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그라프는 7월 17일부터 8월 25일까지 특별 기획전 《달과 6펜스》를 개최한다. 온 세계가 미술품을 연결체로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며, 우리의 눈에 반짝이는 불꽃을 피어나게끔 한다.
이번 전시는 특별히 선택된 작품들을 경험하는 기회를 만들어 감상하며 그 즐거움을 디테일로 간직하고자 한다.
르네상스 이후로 미술에서는 미술품이 가진 오리지널리티가 중요시 되어왔다. 이는 작품 그 자체로의 독창성과 대체불가능한 가치의 일품성 때문이다.
예술가의 개성과 창조적 능력은 미술 작품으로 발현되어 작가의 판단을 통해 이 세계에 실재하게 되며 세계로부터의 예술가의 영감과 고유한 창조성은 예술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영감이라는 허상과 창조성은 미술을 매개체로 하여 실제의 모습을 갖춤으로써 우리 눈 앞에 작품으로 등장하며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명명된 사물과 사건들은 곧 예술이라는 지위를 부여받는다.
이 안에서 원화와 판화의 필수적 관계가 탄생되었고, 예술이라는 표상을 인식시킨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다.
판화의 특징으로 실크스크린(silkscreen), 에칭(etching), 석판화(lithograph)등의 한정판 판화 또는 멀티플스(multiples)에는 예술가의 서명이 기입된다.
50부, 100부, 200부 단위의 소량 제작품에 각 작품의 고유번호(edition number)가 매겨지는 것이기에 아주 특별하고 수집할 가치가 있는 미술작품이 된다.
이번 《달과 6펜스》 작품들 역시 원작과 그 원작인 판화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특별하다. 사회관념이나 거대담론과 함께 예술계에서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되며 이들 중 판화는 새로운 미술 장르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판화의 의미에 대한 논의는 일찍이 판화를 순수예술작품으로 여겨 상업적으로 거래하기 시작한 시점에 촉발되었다. 인쇄술과 복제 수단이 발전하자 판화는 예술의 한 장르로써 자리하기 위해 판화만의 독자성과 고유한 특성을 증명하였다.
‘아스팔트에서도 백합꽃이 피어날 수 있으리라 믿고 열심히 물을 뿌릴 수 있는 인간은
시인과 성자 뿐이 아닐까.’
- <달과 6펜스> 중
달과 6펜스는 서로 두 가지 세계를 상징한다. 달은 고대 서양에서부터 정신과 연관이 되어 왔으며, 광적인 열정, 고요함 속 영혼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존재이다.
6펜스는 당시 영국에서 가장 낮은 단위로 유통된 값이며, 물질의 세계, 문명 속 인간을 서로 이어주게 하는 세속적 욕망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인 <테이아테토스> 속 소크라테스는 멀리 있는 것에 관심을 두는 철학자의 중요한 역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달과 6펜스의 저자는 달을 동경하기에 바빠 발 밑에 떨어진 6펜스도 보지도 못한다는 논평을 받지만, 되려 사람들이 땅에 떨어진 6펜스를 찾다 하늘의 달을 보지 못하는 점을 꼬집으며
사실은 삶에 있어서 이 둘은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상적이며 멀리 있는 달과 현실적이며 가까운 6펜스의 사이에 정교한 균형을 잡는 삶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무엇일까.